고유의 나
난 고유의 나이길 원한다.
나를 둘러싼 상황, 나를 둘러싼 외적 환경, 내적 환경, 외모, 성향, 취미, 영감, 생각, 취향 같은 것들이
대체적이지 않기를 바란다. 대체적이지 않으려면 완벽해야 한다. 누구나 완벽할 수 없지만, 완벽한 척은 해봐야 하는 게 아닐까.
‘그냥 너라서, 같은
발언은 나를 둘러싼 것들이 사라지면 대체할 것을 찾아 떠나갈 것이라는 말처럼 들렸다. 흥미가 떨어지면 너는 필요 없다는 것처럼 들렸다.
대단한 녀석들.
가벼운 녀석들.
나는 그냥 나라서가 아니라 이러이러한 나의 모든 것들이라서 나이길 바란 것이다. 또 하나가 사라지면 그 하나를 채울 다른 이야기가 나에게 채워진다. 그게 진정한 나 이다. 우리는 존재로서 우리일 수 없음을 늘 명심해야 했다.
사랑을 받는 것도 사랑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받는 거다. 사랑을 받는 것도 사랑을 받아본 사람이 받는 거다.라는 둥의 뻘소리는 제발 집어치웠으면 한다.
사랑받지 않은 사람도 사랑받을 수 있고, 사랑을 줄 수 있다. 사랑을 줄 수 있는 능력이나 사랑을 받을 수 있는 능력 따위는 대체 누가 정하는 건지.
사람의 일이란 하나의 명확한 고유명사나 한 문장으로 설명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우리는 타인의 사랑에 뒷걸음쳐야 한다. 사람의 일을 어떻게 한 문장으로 설명할 것인가. 정확하고 묵직한 팩트 한마디는 사실 관계의 입증에서만 사용해야 한다. 관계는 사실관계가 아니다. 필수 성분만으로 이루어진 문장은 완전하지 못하다. 사람 간의 이야기는 늘 부사나 형용사를 덧붙여 낭만적이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