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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본인과 비슷한 사람을 만나야 한다.

waltermodel 2024. 4. 18. 01:14

최진영의 원도를 읽기 시작했다.
무슨 내용인지 모르고 그냥 표지가 마음에 들어 샀는데
처음부터 왜 사는지가 아니라 왜 죽지 못하는지에 대해 묻는다. 요즘은 좀 가벼운 마음을 갖고 살고 싶어서 일단 내려뒀다. 그래도 난 최진영작가의 글이 너무 좋은 걸

사람들은 항상 밝은 사람을 곁에 두길 원한다. 요즘엔 사회 분위기가 우울을 포용하는 면으로 바뀌긴 했으나.. 그럼에도 내 딸은, 내 아들은, 내 엄마는, 내 배우자는, 밝은 사람이길 바라는 사람들의 본능?
솔직해져 보자고. 연인이, 혹은 배우자가 우울한 면을 갖고 있다고 토로한다. 누가 그 사람과의 미래를 꿈꿀까? 비슷한 경험에서 비롯된 우울이 아니라면 연인과 배우자는 대체로 표면적으로 이해하는 것 같아 보이지만, 사실 당신과의 미래를 더 이상 전보다 다채롭게 그릴 수 없을지도 모른다. 난 그래서 사람과 사람은 끼리끼리 만나야 한다고 생각한다. 타인은 타인이다. 타인은 완벽하게 제삼자다. 그래서 비슷한 사람끼리 만나서 서로를 부둥켜안고, 울어줘야 한다. 그런 비슷한 사람을 인간은 살아가며 얼마나 많이 만날 수 있을까?


생각이 많은 사람들은 우울한 면이 있을 수밖에 없다. 망각이 신이 인간에게 주신 가장 큰 선물이라는 말을 어디선가 들어봤을 것이다. 정말이지 그렇다. 기억하지 못하는 자, 당장의 기쁨과 슬픔에만 자족한다. 나쁘다고 볼 수 없다. 오히려 부럽다. 단순함이 부럽다. (그 단순함 뒤에 뭐가 있을지는 잘 모르겠다. 언어란 인간의 생각을 정리한다보다는 훼손한다는 데 적극적으로 동의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는 것은 힘이다. 나의 고뇌와 아픔이 앞으로 만날 수많은 인연들에게 힘이 되어주길 바란다. 나는 다양성이 결여되어 있고 포용적이지 않고 대체로 비판이 앞선다. 못지않게 그 사람의 장점도 함께 마주할 수 있다. 만약 나와 비슷한 사람이 나타난다면 나는 그 우연을 잡을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아픔을 이겨낸 사람보다 아픔을 이겨내고 있는 사람들을 응원한다. 분명 실제로 보면 편견이 생길 거다. 하지만 아픔을 이겨내서 서사로 만들어 낸 사람들은 대체로 환영받는다. 나는 이들 중 하나가 되길 희망하며, 지금 이들이 되려는 그들을 미래에 기대어 응원한다. 꼭 나은 미래가 있기를 바란다. 그들이 이 미래가 사회적 성취만을 의미하지 않는다는 걸 알아주면 좋겠다. 내적 성숙, 단단한 마음. 그 어떤 것이라도 현재보다 나은 미래를 꿈꾼다면, 나는 그 미래를 지지한다. 분명한 건 절대 이 현재를 지지하지 않는다.


나는 분명 밝은 면이 더 많은 사람 같긴 한데
가슴에 남는 글이나 영화를 보면 대체로 심오함을 담고 있었다.
내가 좋아하는 글은 극심한 기분부전장애를 갖고 있는 이의 극복기, 그래도 살아보려고 아등바등 치는 마음을 담고 있었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글을 사랑한다. 안나 카레리나는 나에게 그저 사랑의 서곡으로 느껴진다. 작고 애처로운 벌레들의 찌를듯한 강렬한 눈빛을 존경한다. J가 내게 해줬던 “씨발, 내가 못할 것 같냐?” 하던 마음을 추모한다.

나와 비슷한 결의 사람과의 생각을 사유함을 즐기고 싶은 게 나의 원초적인 욕구다.

첨삭전 24/4/18 pm4:18 너무 겉멋만 든 글 .. 좀 빼자 .. 가볍게 가볍게..
1차 수정 24/4/30 pm1:30 내 입장에서만 쓴 글 나만 이해할 글 같았다. 어떻게 고치지 더 풀어야 할까 간추려야 할까